최원준내과

1. 정의

비만이란 우리 몸의 지방조직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사람은 각자 자신에게 알맞는 표준체중이 있는데, 각 개인의 표준체중보다 120% 이상의 증가가 있을 때를 비만이라고 정의하고, 체질량지수로 표시할 때는 30 이상을 비만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비만이란 과체중이란 말과 동의어로 혹은 서로 교환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밀하게는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과체중이란 우리 몸의 모든 조직, 즉 지방조직 뿐만 아니라 근육, 뼈까지 포함되어 있는 체중을 말합니다.
보디빌딩을 하여 근육이 잘 발달된 사람에서 근육으로 인한 무게로 과체중이 되는 수가 있는데 이를 비만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에 과체중인 사람은 지방조직만 증가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비만과 과체중은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 증상

비만한 사람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율이 높고 평균수명도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이 있으면 수명이 단축된다는 말은 일찌기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갑작스런 죽음은 마른 사람보다는 살찐 사람에게 더 많이 온다"고 하였습니다.
비만으로 동반되기 쉬운 질병으로는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암, 담낭 질환과 담 결석, 관절염, 통풍, 폐질환 등이 있으며 수면 시 무호흡 증후군의 발생도 증가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정신 사회적인 면에서도 비만은 고통의 대상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비만한 사람에 대한 선입견으로 게으르다든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일 처리가 늦다든지, 둔하다는 등의 선입견을 갖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비만한 사람은 자신감 결여와 수치심 등을 느끼고 자신의 체형에 대한 불만족 등으로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등 사회생활에서도 문제가 되는 수가 많습니다.

3. 원인,병태 생리

비만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단순히 음식에 대한 유혹을 참지 못하거나 게을러서 비만이 발생한다는 생각은 논리적이지 못합니다. 최근에 비만에 대한 많은 연구와 임상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비만이라는 것이 단순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되는 만성질환군이라는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유전적 요인
비만은 유전적 요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가 비만하면 그 자식들도 비만이 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는 높게 나타나는데, 비만한 아동의 60-80%에서 부모의 한쪽 또는 모두가 비만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한 비만은 가족성으로 집중해서 발생하는 경향과 이란성 쌍생아의 연구등에서 유전적 요인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족들간에도 식생활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부모가 비만하여도 자식들은 비만하지 않은 경우도 있어 비만을 유전적 요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다만 사람에게서 유전인자의 결함으로 비만이 발생하는 질환이 드물게 보고 되기도 합니다.

식습관
식생활 습관이 비만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선호하는 사람에서 비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햄버거, 감자튀김, 아이스크림 등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들이 맛은 있지만 단위 당 칼로리가 높아 비만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채식주의자들에게서 비만의 발생율은 거의 없는 편으로 미루어 식습관이 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습니다.

생활 습관
하루의 많은 시간을 앉아서 생활해야 하는 사람에서 비만의 발생위험도가 높습니다. 활동량이 적으면 몸의 에너지 소비도 줄어들게 되기 때문인데, 하루에 20-30분의 운동이 비만을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에너지 대사의 불균형
우리는 음식을 섭취하고 분해 시켜서 에너지를 만들어 이를 사용하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섭취가 소비보다 많으면 당연히 에너지가 남게 되고 비만이 초래되는데, 이러한 수학적 계산은 이론에 불과하지만 실제로 사용하고 남는 에너지는 지방조직에 축적됩니다.
우리 몸은 죽을 때까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데 호흡과 체온 같은 기초에너지 대사율이 낮거나 신체 활동에서 에너지 소모가 낮은 사람에서 지방산화가 낮아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요소는 유전적 소인과도 연관이 있어 임의로 조절할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여 근육량을 늘리게 되면 활동시의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심리적 요인
일부 사람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증세를 느낄 때 마구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식습관은 섭식장애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으며, 비만 환자의 30-40% 정도에서 이러한 대식 행동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결국 심리적 요인은 음식 섭취의 증가와 신체 활동의 감소 등 행동 양식에 변화를 일으켜 에너지 대사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4. 진단

비만은 지방조직의 축적이므로 우리몸의 지방(체지방)을 측정하여야 비만도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체지방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어려우므로 간접적인 방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체질량지수 (body mass index, BMI)
간단한 공식으로 구할 수 있으며 체지방의 정도를 비교적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실제 가장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체질량지수는 자신의 체중(kg)을 키(m)의 제곱수로 나눈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키가 150cn 이고 몸무게가 50kg일 때, 체질량지수는 체중 50을 키의 제곱수 2.25 (1.5x1.5)로 나눈 값 22.2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25에서 29.9까지를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성별과 나이, 인종 등에 따른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표준체중이란 각 개인의 바람직한 체중을 말하는데 구하는 공식은 [키(cm) - 100 ] x 100으로 나타내며 표준체중의 120% 이상을 비만이라고 합니다.

허리 둘레, 허리-둔부 둘레비
비만 정도가 비슷하더라도 축적된 지방의 분포에 따라 형태학적 차이 뿐만 아니라 성인병 발생 빈도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로 허리 주위의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는 비만을 중심성 또는 남성형, 사과형 비만이라고 하며, 엉덩이와 허벅지 주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말초형 또는 여성형, 서양배형 비만이라고 합니다.
중심성 비만에서 고혈압, 동맥경화증과 같은 성인병의 발생빈도가 더 높은데, 이러한 의미에서 허리둘레가 중요하며 배꼽 위에서 허리의 가장 짧은 부위를 측정하게 됩니다. 둔부둘레는 엉덩이 부위에서 가장 긴 둘레를 측정하며, 허리-둔부 둘레비가 남자에서는 1.0 이상, 여자에서는 0.9 이상이면 성인병의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초음파법, 생체전기저항법, 단층촬영법
기계를 이용하여 체지방의 정도를 알 수 있는 방법들이 있으며 체지방지수와 상관 관계가 있습니다.

5. 경과,예후

일반적으로 비만한 사람은 수명이 단축됩니다. 체중을 구분하여 30년간 이상 연구한 보고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평균 수명이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비만도가 증가되면 건강위험도도 함께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비만환자에서는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하여 사망율이 높아지게 됩니다.

6. 합병증

고지혈증
지방대사에 영향을 미쳐 피 속에서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게 되고 중성지방도 증가됩니다. 이는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됩니다.

심혈관계
비만은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을 유발시켜 갑작스런 심장마비의 원인이 됩니다.

당뇨병
비만은 포도당 대사에 영향을 미쳐서 혈당이 증가하는 당뇨병을 잘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담석증
비만 환자에서 혈중에 총 콜레스테롤 농도가 증가하면서 담석증이 발생하고, 담석증에 의한 담낭염도 많아지게 됩니다. 또한 복부수술을 할 경우 수술에 따른 합병증의 발생율도 높습니다.

암
비만 환자에서는 암발생율이 증가하는데, 특히 소화기계 암의 발생이 높습니다.

폐기능 이상
심한 비만에서 흉벽이나 횡경막 부위에 지방이 과다 침착되면 호흡 운동이 제한되어 호흡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결국 피 속에서 산소 공급이 줄어들고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게 되어 피곤과 무기력이 발생하고, 밤에 잠잘 때 호흡이 길게 끊어지는 수면 무호흡증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골관절계 질환
체중 과다로 무릎이나 척추 관절에 압박을 가하여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성기능장애
비만이 심해지면 남성, 여성 호르몬의 대사에 영향이 초래되어 성기능 저하가 발생하며, 정신적으로는 상대방에게 매력을 감소시켜 만족한 성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7. 치료

비만의 치료방법으로는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이 있습니다. 체중을 감량하고 이를 유지하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또한 노력에 비하여 그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단기간의 체중감량 계획을 세우지 말고 장기간에 걸쳐 현재 체중의 5~10%를 감량하는 목표를 세우면 체중감량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비만치료의 핵심은 칼로리 섭취량을 감소시키고 소비량을 증가 시키는데 있습니다.

식사요법
열량 섭취를 제한하여 체내 지방을 소모시켜 체중감량을 유도합니다. 여기에는 하루 800칼로리 이상을 공급하는 저열량식사와, 600~800 칼로리 미만을 공급하는 초저열량식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처방되는 칼로리의 최저수준은 대개는 남자에서 1500 칼로리, 여자에서는 1200 칼로리를 유지하도록 권장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평균 열량 섭취량은 1800~2000 칼로리 정도입니다. 지방조직은 0.45kg이 약 3500 칼로리이므로 1주일에 약 0.5kg의 체중감소를 위해서는 하루에 500 칼로리의 감소가 요구됩니다. 즉, 일주일에 1kg을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에 1000칼로리를 적게 섭취해야 합니다.

운동요법
운동은 신체의 열량 소모를 증가시켜 체중 감소 효과를 유도 합니다. 운동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의 지방조직은 산화되어 소실되면서 근육과 같은 지방 외 조직이 증가하여 체중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적당한 운동은 식욕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식사요법과 병행하면 그 효과는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일반적인 운동요법은 자신의 최대운동능력의 50-60% 범위에서, 하루에 30-60분 정도를, 일주일에 3-5회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만 환자에서는 운동시간을 60분 이상으로 늘리고, 일주일에 6-7회 시행하여야 체지방 감소가 일어나고 체중이 감소될 수 있습니다.
한달에 1kg의 체지방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하루 평균 400 칼로리 정도를 소비하는 운동이 필요한데, 산보 90분, 속보 60분, 조깅 30분에 해당되는 운동량입니다. 산보는 1분에 110보, 속보는 일분에 140보, 조깅은 1분에 180보 정도의 걸음수가 되어야 한다.

행동요법
비만치료에 있어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시행하는 사람은 바로 비만 환자 자신이므로 행동요법이 꼭 필요합니다. 자신의 습관을 관찰하고, 체중 감량에 좋은 습관은 강화 시키는 등의 행동 수정이 필요하고, 자주 체크 하는 것이 도움을 줍니다.

약물치료
다양한 약제가 체중감량을 위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탁월한 효과를 가진 약제는 개발되지 않았으며, 최근에 몇 가지 약제의 사용이 허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청에서 승인 받은 비만치료제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과 함께 체중감량 프로그램의 일부로만 사용되도록 규정되고 있습니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가 27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위험인자나 질환이 있는 경우에 약물 사용의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는 식욕억제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체중 감량이 잘 일어나지만, 3-6개월 투여하면 그 효과가 감소하거나 없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는 체중이 증가되는 비율이 감소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만약제는 평생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보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수술요법
고도 비만 환자의 경우 가끔 수술을 통행 체중을 감량 시키기도 한다. 소장의 일부를 절제하는 방법이 많이 쓰이고 있으며, 수술 후 합병증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비만 환자에서 미용성형의 한 방법으로 지방흡입술 등이 사용되고 있으나 일부의 지방제거만으로 체중감량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8. 예방법

비만을 예방하는 데에는 식사 조절과 운동이 중요함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실천이 문제가 됩니다. 꾸준히 노력하여야 함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행동이 쉽지는 않습니다. 현재 다양한 체중감량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으며 혼자보다는 함께 노력하는 것이 성공율이 높습니다.
다만 여러 매체에서 아주 쉽게, 빠른 시간에, 마음껏 먹고 체중을 줄여 준다는 광고 등에 현혹되어서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각자가 자기의 생활 방식이나 식사 습관, 먹었던 음식 종류나 양, 운동의 정도 등을 매일 일기에 꼼꼼하게 기입하여 반성하고 더욱 노력하려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9. 이럴땐 의사에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 과도 비만으로 합병증이 나타날 때
• 금식이나 초저열량 식이를 사용하여 체중을 감소하고자 할 때
• 비만약제를 사용하고자 할 때
• 과도비만에서 운동을 시작할 때
• 감량한 체중의 유지가 어려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