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내과

1. 개요

결핵에 걸리면 초기에는 대부분의 경우 자각증상이 없지만 일부 환자들만 미열이 있거나 불쾌감을 느낍니다. 열은 주로 오후나 밤에 나는 경우가 많고 오한은 그다지 심하지 않습니다.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결핵으로 인한 폐의 손상이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많은데 초기에는 마른 기침을 하다가 가래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가래는 끈적거리는 점액성인 경우도 있지만 누런 색을 띤 가래나 피가 섞인 가래도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몸으로 느껴지는 증상은 없이 기침만 지속되는 경우가 있고, 특히 기관지결핵인 경우는 기침만 반복적으로 심하게 하곤 합니다. 따라서 반복적인 기침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결핵의 가능성을 검사받아야 합니다.

2. 동의어

Tuberculosis of the lung, Pulmonary tuberculosis

3. 정의

폐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하여 폐 및 부속 장기에 발생하는 병입니다. 결핵균에 노출된 사람이 모두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노출된 사람의 5 ~ 15% 가 발병하게 되며 감염 후 1년간이 발병할 확률이 가장 높지만 그 후에도 발병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결핵 왕국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전체 인구의 약 1% 정도가 환자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4. 증상

처음 결핵균에 감염되었을 경우에는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증상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핵균이 몸에 들어온 경우(초감염) 초기에는 대부분의 환자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합니다. 열은 가장 흔한 전신 증상으로 대개는 미열이지만 드물게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열은 주로 오후나 밤에 나는 경우가 많고 그다지 오한은 심하지 않습니다. 결핵으로 인해 폐가 손상될 경우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많은데 초기에는 마른 기침을 하다가 가래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가래는 끈적거리는 점액성인 경우도 있지만 누런 가래나 피가 섞인 가래도 나올 수 있습니다. 숨찬 증상은 폐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을 때 나타나지만 기관지 안에 결핵이 생기거나 흉막에 결핵이 생겨 흉막에 물이 고이면 병의 초기에도 숨찬 증상이 나타납니다.

5. 원인,병태 생리

감염을 일으키는 균의 양과 개인의 저항 능력에 따라 발병 가능성은 영향을 받습니다. 결핵균이 몸에 들어온다고 모두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들어오는 균의 양이 많을수록 병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집니다. 즉 가래에 균이 나오는 환자가 균이 안 나오는 환자보다 남에게 병을 옮길 확률이 높습니다. 그밖에도 알코올 중독자, 영양실조, 당뇨, 위절제술, 면역기능억제제를 복용하는 사람, 그 밖의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감염 후에 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핵환자의 가래에 섞여 나온 결핵균은 환자가 기침을 할 때 공기중으로 퍼집니다. 공기중에 퍼져 있는 결핵균을 다른 사람이 들이 마시게 되는 경우 몸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몸안에 들어오는 결핵균의 최초의 부위는 공기의 출입이 빈번한 폐의 아랫부분인 경우가 많고 여기에서 결핵균이 번식해서 수가 늘어납니다. 늘어난 결핵균들은 폐주위의 림프선으로 이동하기도 하고 혈액속으로 들어가서 온몸으로 퍼지게 됩니다. 피를 통해서 결핵균이 잘 가는 부위는 폐의 윗부분, 폐의 끝부분(골단부), 신장(콩팥) 등입니다. 결핵균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대식세포(macrophage)가 결핵균을 둘러쌉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대식세포에 둘러싸인 세균은 여러 가지 효소들에 의해서 분해되지만 결핵균은 특수한 물질을 분비해서 죽지 않고 대식세포 안에서 오히려 그 수가 늘어납니다. 이렇게 결핵균이 몸안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우리 몸에서 결핵을 몰아내려는 면역반응이 일어나 결핵균이 있는 부분을 공격해서 결핵균이 있는 부위가 손상되게 됩니다. 이런 부분은 가슴 사진을 찍어보면 폐에 구멍이 난 것(공동, cavity)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파괴된 부위에는 흉터가 생기고 여기에 칼슘이 쌓이기 때문에 사진으로 보면 허옇게 보이는 것입니다.

6. 진단

환자가 기침을 하는 경우 의사들은 우선 결핵을 의심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상당수의 결핵환자가 존재하고 결핵을 구분할 수 있는 독특한 증상이 따로 없기 때문에 기침을 하는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들은 반드시 한번쯤은 생각해 보는 병입니다. 병력 청취와 진찰이외에 결핵을 진단하는 검사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만토(Mantoux) 테스트라 하는 피부반응 검사입니다. 이 검사의 원리는 결핵균이 몸 안에 들어오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우리 몸에서 결핵균의 존재를 알아차리는 면역반응이 생긴다는 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결핵균의 단백질 성분을 따로 뽑아내서 이것을 팔에다 주사해 보면 결핵균이 몸에 들어온 적이 있는 사람은 그 부위가 크게 부풀게 됩니다. 만약 최근 24개월 이내에 반응의 크기가 갑자기 커졌다면 그 사이에 결핵균이 새로 몸안에 들어왔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결핵균이 들어온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구별할 뿐 지금 병이 있는지 없는지는 구별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결핵환자가 많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양성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쓸모가 적습니다. 두번째는 가슴 사진을 찍어보는 것입니다. 만약 결핵균이 폐에 병을 일으켰다면 손상된 부분이 보입니다. 그런데 이 방법의 문제는 사진에서 나타나는 손상된 부분이 지금 병이 진행되는 부분인지 옛날에 앓은 흔적인지를 100% 정확하게는 구별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때문에 의사들은 종종 옛날 사진과 비교하는 방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만약 전에 가슴 사진이 정상이던 사람이 새로 폐결핵이 의심되는 부위가 생겼다든지 이미 있던 결핵 흉터 모양에 변화가 생겼다면 결핵의 감염이나 재발의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관지 안에만 결핵이 있는 경우라면 가슴 사진이 정상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자세한 진찰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가래의 검사입니다. 결핵환자들이 반드시 가래에 균이 검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래에 균이 나오면 확실히 결핵으로 진단하게 됩니다. 특히 가래에 균이 나오는 환자는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길 위험이 5 ~ 20배나 되기 때문에 결핵이 의심되는 환자들은 반드시 가래에 결핵균이 검출되는지 검사하게 됩니다. 가래 검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침이 아닌 가래를 제대로 받아서 내주시는 것입니다. 간혹 균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가래를 그냥 현미경으로 보면 균이 잘 안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대부분 4 ~ 8주 동안 배양해서 균이 나오고 있지 않은지를 확인하게 됩니다.

7. 경과,예후

적절히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되지만, 충분한 치료를 하지 않고 진행되는 경우는 영구적인 폐손상, 각혈, 호흡부전 등에 빠질 수 있습니다.

8. 합병증

1. 흉막염 사람의 폐는 흉막(pleura)이라는 막으로 싸여 있고 가슴도 흉막으로 싸여 있습니다. 이 두 부분의 사이를 흉강(pleural cavity)이라고 부르는데 결핵에 의해 흉막염(늑막염,Pleurisy)이 생기게 되면 흉강에 물이 차게 되고 그로 인해 호흡이 어려워집니다. 저절로 나을 수도 있지만 흉막에 흉터가 생겨서 폐가 움직일 수 없게 되어 고질적인 호흡곤란에 시달리게 됩니다. 2. 기관지 확장증 3. 객혈 4. 진균종(fungus ball) 결핵에 의해 폐에 구멍이 나면 그 부분에 아스페르길루스(aspergillus) 곰팡이가 서식하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 곰팡이가 마치 공 모양으로 덩어리를 이루게 됩니다. 이런 곰팡이 덩어리는 기관지를 막아서 호흡 곤란을 일으키거나 객혈의 원인이 됩니다. 5. 개방성 공동(open cavity)이나 농흉(empyema) 폐의 손상이 아주 심한 경우에는 공동이 가슴밖으로 터져서 고름이 계속 흘러 나오기도 하고 흉강쪽으로 터지게 되면 흉강 안에 고름이 차는 농흉을 일으킵니다.

9. 치료

최초의 치료가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습니다. 결핵은 저절로 나을 수도 있지만 폐에 손상이 와서 평생을 고생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자신의 가족에게 병을 옮길 수도 있습니다. 결핵은 적절히 치료하면 확실히 나을 수 있고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으로 옮기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하며 제대로 치료해야 나중에 재발할 가능성도 줄어들게 됩니다. 결핵 치료는 주로 약을 사용하는데 결핵균은 다른 세균들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가지 약으로 치료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몇 가지 약을 복합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결핵 약에는 1차 약제와 2차 약제가 있는데 2차 약제가 1차 약제보다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아서 잘 쓰지 않으며 부득이한 경우에만 쓰는 약제입니다. 1차 약제에는 아이소나이아지드(아이나, Isoniazid), 리팜피신(Rifampcin), 에탐부톨(Ethambutol),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 피라진아미드(Pyrazinamide) 등이 있으며 처음 치료를 할 때 이중 몇 가지를 같이 사용합니다. 결핵은 효과적인 약을 규칙적으로 사용하면 완치가 되지만 환자가 무절제하게 약을 남용하거나 치료를 조기에 중지하면 결핵균이 약에 대해 내성이 생기게 되고 이런 경우에 심하면 무슨 약을 써도 듣지 않는 일도 생깁니다. 이런 환자들은 치료 방법이 없습니다.

10. 예방법

BCG 접종과 화학예방요법이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환자와 접촉을 피하는 것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BCG 접종과 화학예방 요법을 사용합니다. BCG는 소의 결핵균을 약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 주사를 맞으면 결핵균이 몸 안에 들어오더라도 더 이상 퍼지는 것을 막아주게 됩니다. 예방 효과는 약 15년 동안 지속되는데 주사를 맞은 사람의 약 70%에서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결핵환자가 많은 나라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 예방접종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약을 미리 사용하는 화학예방요법인데 이 방법은 최근에 결핵균이 몸안에 들어왔을 것으로 추측되는 사람에게 하루 300mg의 아이소나이아지드를 1년동안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11. 이럴땐 의사에게

다음의 경우에는 병원에 즉시 가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