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내과

1. 정의

기관지확장증은 기관지의 근육층과 탄력층이 파괴되어 기관지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되어 일어나는 질병입니다.
즉, 정상적인 기관지에는 근육층과 탄력층이 있어 필요에 따라 기관지의 굵기가 어느 정도 변하게 되는데, 이러한 기관지의 굵기 변화는 정상적인 기관지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것입니다. 만약 어떤 원인에 의해서 기관지의 정상 구조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이들 조직이 파괴되어 버리면 기관지는 기형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그 결과 정상적인 기관지의 기능을 다할 수 없게 됩니다.

2. 증상

기관지확장증에 의한 증상으로는 누런 가래가 특히 아침에 많이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관지에서는 습도를 유지하고 먼지 등의 이물질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항상 일정한 양의 분비물이 분비됩니다. 이 분비물은 건강한 사람의 기관지 점막에 있는 섬모의 운동에 의해서 소량씩 배출되므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평소에 가래가 있다는 느낌이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기관지확장증이 생기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기관지에서 이러한 기관지분비물의 배출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에 분비물이 고여있게 됩니다. 이렇게 밤사이에 고여있던 분비물이 아침에 나오게 되는데 대개 세균의 감염을 동반하므로 누런 색을 띄는 것입니다. 또한 늘어난 기관지의 혈관이 터지게 되면 가래에 피가 섞여 있기도 합니다.

3. 원인,병태 생리

만성 기관지염의 원인은 기관지 벽과 그 주위의 괴사성 염증입니다. 기관지확장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기관지 벽과 그 주위의 조직이 염증에 의해 파괴됨으로써 발생합니다.
과거에는 어릴 때 홍역, 백일해 등을 앓은 후유증으로 생기는 경우와 결핵을 앓은 후에 생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전신적인 질환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어릴 때 호흡기 감염과 폐결핵의 후유증에 의한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또한 증상이 오래되면 기관지의 동맥이 굵어지고 혈관 안에 염증이 발생하여 심부전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또 기관지 동맥이 직접 폐동맥과 연결되는 기관지 동맥-폐동맥 단락이 생길 수도 있는데 만약 이런 혈관이 터지게 되면 다량의 출혈을 일으켜서 생명이 위험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4. 진단

어릴 때 기침을 많이 하던 사람이나 폐결핵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이 아침에 냄새가 고약한 가래를 동반한 기침을 한다면 기관지확장증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 때 확진을 위해서는 기관지의 모양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있는 것을 확인하면 됩니다.
단순 흉부 방사선 사진상으로는 확장된 기관지가 수도관 모양으로 보일 수 있고 심한 경우 늘어난 기관지들이 모여서 마치 벌집 모양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은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야 보이기 때문에 조기에 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기관지 부위만 잘 볼 수 있는 검사 방법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옛날에는 기관지 안에 약을 집어 넣고 사진을 찍는 기관지 조영술이라는 번거로운 검사가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고해상도 CT 촬영이라는 간편하고 안전한 검사 방법으로 쉽게 진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폐기능 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관지확장증에만의 특이한 검사 소견은 없습니다. 초기에는 정상 폐기능을 보이다가 병이 진행되면 다른 병에 의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폐쇄성 환기 장애 소견을 보입니다. 따라서 폐기능 검사는 병 자체의 진단보다는 병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 사용됩니다.
환자의 약 40% 정도는 코 및 부비동의 염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사도 필요합니다.

5. 경과,예후

기관지확장증은 폐기능의 감소와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병의 초기에는 폐기능도 정상이고 가래도 세균감염이 있는 경우에 한해 나타나지만 병이 오래되면 폐기능이 점점 감소하게 되고 반복적인 세균 감염에 의해 기관지의 염증이 생겼다가 없어졌다 하는 상태가 반복되면서 기관지의 모양은 점점 더 비정상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런 도중에 기침을 심하게 하다가 늘어난 기관지의 혈관이 터지면 객혈을 하기도 합니다.
폐기능이 더욱 떨어지고 이로 인하여 심장의 기능도 떨어지면 심부전의 증상이 나타나면서 몸에서 필요한 만큼의 산소를 취할 수 없게 되어 항상 숨이 차게 됩니다.

6. 합병증

다음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1. 호흡곤란 및 심부전 : 기관지확장증이 오래되면 폐동맥의 압력이, 이로 인해 심장 기능의 저하가 일어나게 되어 심부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2. 폐렴 및 폐농양 : 기관지 안에 항상 분비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세균이 쉽게 번식하고 한번 세균에 감염되면 잘 치료가 되지 않아 합병증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3. 객혈 : 기관지의 혈관이 늘어나 있기 때문에 객혈을 하기 쉽고 한꺼번에 많은 양의 객혈이 일어나면 기도를 막아서 최악의 경우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7. 치료

예방이 최선이며 만약 기관지확장증이 있는 경우에는 세균 감염의 신속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기관지확장증이란 기관지에 흉터가 생겨서 기관지의 모양 자체가 변한 상태이기 때문에 치료를 해도 기관지의 모양 자체는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기관지나 폐의 염증이 있을 때 적절한 치료를 통해 기관지 모양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미 기관지의 모양이 변하여 기관지확장증이 되어 버린 경우라면 치료의 목적은 더 이상 기관지에 손상이 오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방법은 만약 세균 감염이 있으면 빨리 적절한 항생제를 써서 치료를 하는 방법과 아침 밤사이에 고인 가래를 열심히 뱉어내는 것입니다. 필요에 따라 거담제 및 진해제 등을 같이 사용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늘어난 기관지만 절제하는 수술적 치료 방법을 많이 시도했지만 최근에는 별로 자주 시행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유는 첫째 대부분의 환자에서 내과적인 치료로 증상이 잘 조절되며, 두번째 기관지확장증이 있는 경우에 대부분은 병이 양쪽 폐에 다 있기 때문에 폐의 일부분만 떼어서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과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감염이 있거나 다량의 객혈이 있는 경우 등에서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8. 예방법

호흡기의 감염을 빨리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생활수준이 높아져서 옛날보다는 기관지 확장증 환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환자들이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에는 결핵을 앓는 환자들도 여전히 많기 때문에 결핵의 조기 진단과 치료도 중요합니다.

9. 이럴땐 의사에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병원에 즉시 가는 것이 좋습니다.

• 가래의 색이 누렇게 변하고 가래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
•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 숨이 차거나 숨을 쉴 때 쌕쌕소리가 나는 경우
• 고열이 있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