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내과

1. 개요

2. 동의어

외인성 알레르기성 폐포염 (Extrinsic allergic alveolitis)

3. 정의

우리가 숨을 쉬면서 공기를 들이마시게 되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산소뿐만 아니라 여러 물질들이 공기와 함께 섞여 폐로 들어오게 됩니다. 사실 우리 몸의 다른 장기와 달리 폐는 외부의 여러 자극적인 물질에 직접, 그리고 항상 노출되어 있는 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자극적인 먼지나 오염 물질이 공기와 함께 폐까지 직접 들어온다면 우리 몸에 얼마나 해롭겠습니까? 그래서 우리 몸에는 해로운 물질이 폐까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여러 방어 무기를 갖추고 있습니다. 재채기를 해서 먼지를 밖으로 배출하든가 코털이나 기관지에 나 있는 작은 털(이것을 섬모라고 합니다)을 이용해서 먼지를 걸러내는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 함께 들어오는 물질이 너무 작으면 코털이나 기도의 섬모를 통과하여 폐포라고 하는 기관지의 가장 끝에 있는 아주 작은 공기 주머니까지 들어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 물질이 만약 폐에 해로운 자극을 많이 주는 물질이거나 흡입된 어떤 물질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이 때 폐포와 주변 간질에 염증이 일어나고 만약 이 염증이 계속 진행한다면 폐 섬유화가 진행됩니다. 그러니까 이 과민성 폐장염이라는 병도 폐포와 간질에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키는 '간질성 폐질환'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습니다(폐포와 간질의 염증과 섬유화에 대한 좀더 자세한 내용은 [간질성 폐질환]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기를 통해 폐로 흡입된 물질에 대해서 주로 기관지가 민감한 반응을 일으켜서 염증이 생기고 좁아지는 병이 '천식'이라고 한다면, 이런 물질에 대해서 주로 폐포와 주변 간질이 민감한 반응을 일으켜서 염증이 생기는 병이 '과민성 폐장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천식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병이지만 과민성 폐장염은 상대적으로 드문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민성 폐장염은 다른 말로 '외인성 알레르기성 폐포염(Extrinsic allergeic alveolitis)'이라고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과민성 폐장염이란 대기에서 공기와 함께 폐포까지 들어온 어떤 물질에 대해 폐가 '과민한 염증'이나 또는 '알레르기성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을 일컫는 말입니다.

4. 증상

과민성 폐장염은 원인 물질이 폐에 얼마나 자극적인 물질인가, 원인 물질을 얼마나 많이 또는 얼마나 오랫동안 들이마셨는가, 그리고 원인 물질에 대해 우리 몸이 얼마나 민감한가 등에 따라 환자마다 증상이 아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과민성 폐장염은 그 임상 양상에 따라 급성 과민성 폐장염, 아급성 과민성 폐장염, 만성 과민성 폐장염 등으로 구분합니다. – 아급성(亞急性)이란 말은 급성보다는 길고 만성보다는 짧은, 그러니까 급성과 만성의 중간을 일컫는 말입니다. 1. 급성 과민성 폐장염

급성 과민성 폐장염은 원인 물질을 한꺼번에 아주 많이 흡입하게 되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대개 원인 물질을 흡입한 후 4시간에서 6시간 정도 지난 후 열이 나면서 추위를 느끼고 온몸이 쑤시고, 가습이 답답하고 가래가 없는 마른 기침을 하고, 호흡 곤란을 일으킵니다.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런 증상이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계속 되다가 원인 물질을 계속 흡입하지 않는 경우에는 빠르면 하루, 늦어도 며칠 지나지 않아 증상이 사라지게 됩니다. 환자들이 감기 기운이 있다가 좋아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증상입니다. 일부 환자들은 증상이 아주 심하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환자들이 원인 물질에 다시 노출되게 되면 위의 증상이 다시 반복될 수 있습니다.

아급성 과민성 폐장염은 원인 물질을 어느 정도 계속적으로 흡입하게 되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몇 주에 걸쳐 점차적으로 마른 기침, 호흡 곤란과 함께 피로감, 체중 감소 등을 호소합니다. 원인 물질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되었다가 그 환경을 벗어나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과를 보이게 됩니다. 환자들은 폐렴과 유사한 증상이 자꾸 반복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겐 원인물질을 아주 조금씩 그리고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흡입할 때 발생합니다. 증상도 몇 달이나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어 기침과 함께 운동시 호흡 곤란 등 간질성 폐질환의 특징적인 증상들이 서서히 나타나며, 이것이 오래되어 염증을 거쳐 폐가 딱딱하게 섬유화가 된 경우에는 폐섬유화증과 증상만으로는 구별하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과민성 폐장염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이 병에만 특징적인 것이 아닙니다. 급성 과민성 폐장염의 증상은 독감 증세와 비슷하기도 하고, 아급성 과민성 폐장염이나 만성 과민성 폐장염은 만성 기관지염 또는 다른 간질성 폐질환과 증세가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과민성 폐장염이란 병이 비교적 흔히 볼 수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증세가 있을 때 환자가 병원을 늦게 찾아오기도 하고 병원을 찾은 이후에도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어렵거나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5. 원인,병태 생리

원인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과민성 폐장염은 공기를 들이마실 때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는 아주 작은 미세 입자, 대개는 5㎛ - 1㎛는 1m의 100만분의 1로 아주 작은 크기입니다. - 이하의 작은 크기의 입자가 환자의 폐포로 들어와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그러면 어떤 물질들이 우리 폐에 들어와 이런 과민성 폐장염을 일으킬까요? 과민성 폐장염은 다른 간질성 폐질환에 비해 비교적 원인 물질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까지 알려진 바로는 세균, 곰팡이, 새 등 동물의 단백질과 그 외 화학물질 등 매우 다양합니다. 과민성 폐장염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은 직업과 관계된 경우가 많습니다. 서양에서는 주로 곰팡이가 핀 식물을 다루는 재배지, 사탕수수밭, 코르크, 단풍나무 껍질과 펄프 공장 등 원목을 다루는 산업장, 새 사육장, 그리고 플라스틱, 페인트 스프레이, 에폭시 수지 등을 제조하는 공장 등에서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가정과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가습기, 난방기, 공기조절기 등에 오염된 물질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민성 폐장염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연하지만 직업 구성이나 작업 환경, 주거 환경이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서양에서는 곰팡이가 핀 식물을 다루는 농부들에게서 이 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해서 '농부 폐'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조사에 의하면 여름철에 비가 많고 습한 일본 서부나 남부 지역에서 일본식 목조 건물에 서식하는 곰팡이가 과민성 폐장염의 가장 흔한 원인 물질인 것으로 밝혀졌는데 서양과는 달리 작업 환경보다는 주거 환경이 더 관련이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그래서 특히 이를 '여름형 과민성 폐장염'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주거 환경과 관련된 '여름형 과민성 폐장염'과 함께, 이소사이아네이트 화학 물질을 취급하는 공장 근로자, 느타리 버섯 재배자 등 작업 환경과 관련되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간질성 폐질환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나 이 과민성 폐장염에서는 원인 물질을 찾는 노력이 더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원인 물질과의 관련성이 너무도 확실한 질환이기 때문에, 원인 물질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병의 진행이나 재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작업 환경 또는 주거환경 때문에 병이 발생한 경우라면 그 환경을 피하거나 바꾸는 것만으로도 병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태 생리 우리는 앞에서 과민성 폐장염이라는 병이 바깥에서 공기와 함께 폐포까지 들어온 미세 입자인 원인물질에 대해 우리 몸이 '과민한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를 조금 어렵게 표현하면 '원인항원에 대한 과도한 면역반응'이라고 말씀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 외부 물질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것을 우리 편인가 아닌가를 구별하려고 합니다. 만약 우리 편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우리 몸은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이 외부 물질을 제거하여 우리 몸을 보호하려고 합니다. 우리 몸에 해로운 세균이 들어왔다고, 아니 전쟁 중에 우리측 후방에 적군의 특수 부대가 침투했다고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우리 몸에 들어온 세균을 남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신의 세포나 조직으로 인식해서 그냥 살아가도록 놓아둔다면 정말 큰일이 일어나지 않겠습니까? 후방에 침투한 적군의 특수 부대를 만약 우리 군과 구별하지 못하고 같은 편으로 여긴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신채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아(我)와 비아(非我)간의 싸움은 우리 몸 안에서도 항상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몸이 비아(非我)와 싸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외부 물질을 항원으로 인식하고 우리 몸에서 항체를 만들어 내 항원을 공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중성구, 림프구와 같은 백혈구 - 백혈구는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군대와 같습니다. - 가 직접 외부 물질을 공격하고 제거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을 통틀어 '면역반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해로운 외부 물질이 폐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은 이것을 없애려고 할 것이고, 이를 위해 항체나 백혈구가 외부 물질을 공격하는 전투를 폐에서 벌이것입니다. 과민성 폐장염이란 병은 이 전투가 너무 치열하게 벌어져서 그 상처가 크게 남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외부 물질이 적은 양이 아니라 많은 양이 한꺼번에 들어오거나 아니면 적은 양이라도 끊임없이 계속 들어오게 되면 작은 전투가 계속되는 것이니까 상처가 크게 남을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외부 물질이 적은 양이 들어왔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 몸이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소대를 파견해서 소총만 가지고도 이길 수 있는 전투를 탱크와 대포, 폭격기를 동원해서 싸운다고 생각해 보세요. 역시 우리 측에 상처가 크게 남을 것입니다. 이 경우는 말 그대로 우리 몸이 너무 '과민'하게 반응한 것이지요. 과민성 폐장염 환자의 폐를 현미경으로 보면 '육아종'이라는 비교적 특징적인 소견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성구, 림프구와 같은 백혈구가 외부 물질과 크게 싸움을 벌이고 나서 생긴 전쟁터와 같은 흔적입니다. 또 여기저기 백혈구가 흩어져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전투의 결과로 폐에는 여기저기 염증 반응을 나타내고 이것이 과도하게 되면 정상적인 폐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정도가 됩니다. 만약 이러한 염증이 점점 반복 진행하게 되면 '섬유화'라고 하여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과정을 밟게 됩니다. 손에 작은 상처가 난 후 잘 나으면 아무 흉터없이 아물지만 만약 같은 부위에 상처가 반복되거나 큰 상처가 나게 되면 살이 딱딱하게 굳고 흉터가 생기는 것을 아실 겁니다. 같은 이치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 몸이 잘못된 과도한 면역 반응을 보이기 위해서는 '감작(減作, Sensitization)'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것은 이전에 이미 원인 물질에 노출된 적이 있어 이에 대한 전투 경험이 우리 몸에 남아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다음에 다시 같은 원인 물질에 노출되면 전의 경험을 되살려 그때와 똑같은 항체와 똑같은 백혈구를 재빨리 만들어 전투에 내보내는데 이것이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이 때문에 급성 과민성 폐장염이라고 하더라도 원인 물질에 노출되자마자 증상이 곧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환자들은 "내가 몇 달 동안 또는 몇 년 동안 아무 일 없이 작업장(또는 집)에서 잘 지내왔는데, 이제와서 난데없이 작업장(또는 집)이 문제라고 그러느냐"면서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는 일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바로 과민성 폐장염이 생기기 위해서는 '감작'이 일어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과민성 폐장염을 일으키는 여러 원인 물질에 대해 말했지만 사실은 이런 원인 물질에 노출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과민성 폐장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6. 진단

1. 병력청취

과민성 폐장염을 진단하고 그 원인을 찾는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환자의 병력입니다. 왜냐하면 비교적 드문 이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병력을 듣고 일단 담당 의사가 혹시 이 질환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환자는 뻔한(?) 감기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본인의 증상과 경과에 대해 가능한한 자세히 담당 의사에게 알려 주셔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독감과 비슷한 호흡기 증상이 계속 반복되는 환자에게서 가만히 보니 그것이 어떤 작업 환경이나 주거 환경에 대한 노출과 주기적으로 연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에만 과민성 폐장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즉, 어떤 환경에 노출되고 나면 증세가 생기고 그리고 나서 그 환경을 떠나면 증세가 좋아지는 그런 내용이 환자와 담당의사 간의 대화에서 나와야만 비로소 과민성 폐장염을 의심하고 진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앞에서 과민성 폐장염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원인 물질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환자의 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또 다른 이유는 원인 물질이 무엇인지는 의사와 환자 간의 자세한 대화를 통해서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가 이제까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가, 작업환경은 어떠했는가, 주거환경은 어떠한가 등에 관한 세세한 사항을 모두 담당 의사에게 알려 주셔야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이제까지 진단된 과민성 폐장염은 대부분 “여름형 과민성 폐장염”처럼 주거 환경과 관련되었거나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장, 버섯 재배 막사 등 작업 환경과 관련된 경우였습니다. 앞으로 살펴볼 피검사, 폐기능 검사나 방사선 검사, 조직 검사 등 어떤 검사도 이를 대신해 주지 못합니다. 여러 검사들은 환자의 말을 자세히 듣고 진찰을 한 다음 의심되는 과민성 폐장염을 “진단”하고, 의심되는 원인 물질을 "확인"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입니다.

과민성 폐장염 자체를 진단하는 것과 병을 일으킨 원인 물질을 찾아내는 것은 따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두가지 모두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인 물질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환자의 피를 뽑아 그 속에서 의심되는 원인 물질에 대한 항체가 있는지 검사하는 것입니다. 이 검사의 문제점은 피 속에 항체가 있다고 해서 곧바로 과민성 폐장염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같은 작업장(또는 집)에 있었고 항체도 가지고 있는데 아무런 증상이 없는 환자의 동료(또는 가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항체가 있다는 것은 예전에 원인 물질에 노출이 되었다는 의미로만 받아들이며, 과민성 폐장염의 판단은 이런 결과를 환자의 병력, 그리고 다른 검사 결과와 함께 종합해야 비로소 내릴 수 있습니다. 둘째는 환자의 증상이 호전된 후 환자분을 의심되는 항원에 다시 노출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의심되는 원인 물질을 병원에서 환자가 들이마시게 하거나 병원에서 퇴원한 후 작업장이나 주거 환경에 다시 돌아갔을 때 같은 증상이 반복되고 폐기능이 나빠지는 것을 직접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증상이 좋아지고 폐기능이 좋아지는 회복과정까지를 지켜보는 방법이므로 다소 복잡하고 환자가 불편해 하지만 피검사보다 더 확실히 원인 물질을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순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하면 폐 양측의 미만성 결절 등 비정상적인 소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폐를 세밀히 관찰할 수 있는 정밀 촬영 기술을 사용하는 고해상도 흉부 전산화 단층 촬영(HRCT; high resolution CT)이 과민성 폐장염의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염증과 섬유화가 진행되면 폐포가 딱딱하게 굳어 환자가 숨을 크게들이쉬고 내쉬더라도 폐포가 충분히 펴지지를 못합니다. 이것을 전체적으로 보면 폐가 펴지기 힘들다는 것이고 폐용적, 그러니까 폐의 크기가 감소하는 것입니다. 또한, 폐포와 함께 작은 기도에 염증이 생기게 되면 기도가 좁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폐기능 검사를 하면 폐기능이 감소했는지 또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또 치료를 하면서 폐기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객관적으로 알 수도 있습니다.

위를 직접 보고 검사하기 위해 위 내시경 검사을 시행하는 것처럼 기관지와 폐를 검사하기 위해서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 때 기관지 폐포 세척술과 같은 특수한 검사를 시행합니다. 이 검사는 깨끗한 식염수를 폐포에 집어넣은 다음 이를 다시 뽑아내어 폐포 안에 있는 염증 세포를 직접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조직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얻어지는 폐조직의 양은 아주 작지만 과민성 폐장염의 진단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의 환자들에게서는 충분한 양의 폐조직을 얻어 보다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 수술을 통해 가슴을 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가슴을 크게 절개 하지 않고 작은 절개를 작게 하는 흉강경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일반외과 또는 산부인과에서 사용하는 복강경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7. 경과,예후

과민성 폐장염 치료의 가장 최선의 방법은 원인 물질을 조기에 발견하여 이를 제거하거나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것입니다. 원인 항원에의 노출을 피하는 것이 치료의 가장 근본입니다. 예를 들어 작업 환경이 문제가 되면 근무 부서를 옮기거나 아니면 직장을 옮기는 것입니다. 만약 주거 환경이 문제가 되면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이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항원에의 노출을 이런 식으로 완전히 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인 물질에 따라 마스크나 먼지 여과기 등을 사용할 수도 있고 환기나 공기 정화 계통을 개선하여 작업 환경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집수리 등을 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도 있습니다. 급성 과민성 폐장염은 원인 물질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자연적으로 증상이 좋아지고 병이 낫습니다. 증상이 심해 병원에 입원하고 난 후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검사만 하고 있는데 하루이틀 만에 환자가 저절로 회복되는 경우를 저희들은 실제로 봅니다. 아급성 또는 만성 과민성 폐장염에서도 원인 항원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것은 이미 손상된 것은 어쩔 수 없다해도 원인 항원 때문에 더 이상 폐가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폐의 염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스테로이드제제를 당분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약를 복용하면 대부분의 급성 과민성 폐장염 환자분에서는 금세 염증이 가라앉고 증세가 호전됩니다. 그런데 이 약은 나빠진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일시적으로 사용하는 것이지 또다시 환자가 원인 물질에 노출되어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약이 절대로 아닙니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원인 항원을 당분간 피할 수 없는 경우나 현재 환자의 증상이 심하고 지속되는 경우에 일시적으로만 사용하는 치료입니다. 아급성 또는 만성 과민성 폐장염 환자의 증상이 심할 때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면 증상이 좋아지고 폐기능이 호전되는데 급성기 때와 달리 원래의 건강했던 정도까지는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약을 사용해서 염증이 생긴 부분은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지만 이미 섬유화가 되어 폐가 딱딱해진 부분은 다시 부드럽게 만들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과민성 폐장염은 가능하면 조기에 병을 진단하고 원인 물질을 일찍 찾아 그것을 피하는 것이 더 이상 폐를 나빠지지 않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길이라 하겠습니다.

8. 합병증

9. 치료

10. 예방법

11. 이럴땐 의사에게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