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내과

1. 정의

아토피피부염은 일반적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처음 발생하는 만성 재발성 피부질환으로, 성장하면서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부염의 양상은 유아기에는 얼굴과 사지의 신측부(팔다리의 펴지는 부위)의 습진으로 관찰되나 성장하면서 특징적으로 팔꿈치 안쪽(전주와)과 무릎 뒤(슬와) 같은 신체의 굴측부(팔다리의 굽혀지는 부위)의 습진의 형태로 관찰됩니다.
그러나 아토피피부염은 한 가지 임상 양상 혹은 검사실 소견만으로 확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혹은 인종적인 차이는 있지만 여러 가지 공통된 임상소견에 근거하여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2. 증상

아토피피부염의 임상양상은 매우 다양하여 개개인의 차이뿐 아니라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고, 인종에 따라서도 임상양상의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일종의 증상 복합체로 생각되며 다음과 같이 연령의 변화에 따른 일반적인 임상양상을 구분하여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아토피피부염은 연령에 따라 (1)유아기(2개월~2세) (2)소아기(2세~10세) (3)사춘기 및 성인기로 분류합니다.
유아기에 오는 습진을 일반적으로 유아습진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유아습진의 대부분은 아토피피부염이나 지루피부염도 중요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따라서 유아습진에서 아토피성으로 오는 것인가의 여부를 감별할 필요가 있는데 이의 감별에는 초발 부위, 가족력, 혈청의 E형 면역글로블린의 증가, 가려움증 등 아토피피부염에서 잘 나타나는 특이한 증상으로 구분합니다.
유아기의 아토피피부염은 초기에는 뺨, 이마, 두피 등에 호발합니다. 체간이나 사지에도 병변이 같이 있는 경우도 있으며 귓볼, 전주(팔꿈치 안쪽)와 슬와(무릎 뒤) 부위의 특징적인 침범은 유아기의 후반에 형성됩니다. 유아기에는 진물이나 딱지 형태의 급성 습진성 병변의 양상을 흔히 나타냅니다.
소아기의 특징은 피부 병변이 아급성 내지 만성의 경과를 취하여 안면은 오히려 덜 침범 되는데 반하여 전주와와 슬와 부위는 후기로 갈수록 침범이 뚜렷해지며, 건조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춘기와 성인기 때는 양진이나 태선화(피부가 두꺼워져 피부주름이 두드러지게 관찰되는 현상)가 주증상으로 나타나며 간찰부위(살이 접히는 부위), 목뿐 아니라 안면이나 손도 흔히 침범 됩니다.

3. 원인,병태 생리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질환으로 생각되어 많은 환자에서 가족력이 발견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토피피부염을 유발하는 유전자에 대한 일정한 보고는 없습니다. 그 외에 많은 면역학적 변화(면역글로불린 E[IgE], 호산구의 증가 등)가 기술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악화요인으로 여러 가지 음식(대표적으로 우유, 계란, 콩)과 흡입 알레르겐(집먼지 진드기), 감염증, 피부건조증, 피부에 대한 자극이 있으나 개인적으로 악화시키는 요인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음식의 경우에는 특히 소아의 경우에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먹여서 소양증을 유발하거나 병변을 악화시키지 않는 한 대부분의 음식을 먹여도 좋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전체 인구 중 10~20% 정도로 추산할 정도로 대단히 많은 질환입니다. 외국의 경우에 1950~60년대에는 3~5%로 보고된 이후 최근에는 적어도 10%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만큼 아토피피부염은 증가되고 있습니다. 증가 원인으로 공해와 같은 자극물질의 증가, 여러 가지 알레르기 물질의 증가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병원의 외래 신환자의 8~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4. 진단

1. 진단기준
진단은 위에 기술된 임상양상을 기준으로 하나, 한 가지 임상 양상 혹은 검사실 소견만으로 확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공통된 임상소견에 근거하여 진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아래 표와 같이 주증상과 부증상으로 나누어 주증상 중 3개 이상, 부증상 중 3개 이상의 임상 증상이 있을 경우에 아토피피부염으로 진단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2. 부증상에 대한 이해

• 피부건조증은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대부분에서 관찰됩니다.
• 어린선은 피부가 물고기 비늘처럼 관찰되는 현상이고, 손바닥의 손금의 두드러짐은 환자의 손바닥은 유난히 손금이 많고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이며, 모공 각화증은 팔 또는 다리의 바깥쪽에서 소위 '닭살'형태로 관찰됩니다.
• 70~80% 환자에서는 E형 면역글로블린이 증가되어 있고 아토피피부염의 심한 정도에 따라 E형 면역글로블린의 증가가 비례하는 경향은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 약 60%가 생후 1세 이내에, 약 90%가 5세 이내에 처음 발생합니다.
• 헤르페스 감염(흔히 피곤할 때 입 주위에 작은 물집들이 군집으로 발생하는 현상), 물사마귀, 기타 감염성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유두 습진은 유두 혹은 유륜의 삼출성 병변으로 소아기 후반부터 관찰됩니다.
• 구순염은 입술이 건조하고 갈라지는 형태로 관찰됩니다.
• 눈과 눈 주위의 병변으로 결막염이 흔히 관찰되고, 눈 밑의 뚜렷한 주름은 아래 눈꺼풀의 하나 혹은 이중 주름으로 관찰됩니다.
• 백내장은 주로 사춘기, 성인기에서 드물게 관찰되며, 장기간의 스테로이드제의 투여에 의한 부작용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 눈주위 색소침착은 특히 눈 아래 쪽의 색소침착으로 관찰됩니다.
• 목의 뚜렷한 주름은 목의 주름이 매우 뚜렷하게 관찰되는 증상으로 소아기 후반이나 사춘기로 갈수록 목부위의 습진이 오래되면 더욱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 땀에 의한 가려움증은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매우 특징적인 소견이며, 양털 등 자극물질에 대한 예민성은 외부의 자극 물질에 의해 쉽게 소양증이 유발되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 모공 주위의 두드러짐은 환자들의 체간(특히 복부)에 닭살 모양으로 작은 모공성 구진으로 관찰됩니다.
• 음식물에 대한 과민성은 특히 유아기에 우유, 계란 등의 음식을 먹었을 때 소양증이 생기거나 피부염이 악화됨을 말합니다.
• 환경이나 감정요인이 악화시키는 현상은 사춘기, 성인기로 갈수록 뚜렷해집니다.
• 백색 피부 묘기증은 홍반이 심한 부위를 긁으면 그 부위가 하얀 선으로 관찰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 한국인에서 관찰되는 특징적인 임상양상으로 두부 인설은 유아나 소아의 머리에 소양증을 동반한 인설(흔히 비듬)로 관찰됩니다. 귀 뒤 균열 및 귀밑 균열은 환자의 적어도 50% 이상에서 관찰되는 매우 특징적인 소견입니다. 이마 태선화는 만성적으로 이마를 긁음으로써 이마에 두껍게 주름이 생긴 것이고, 둔부하 습진은 엉덩이의 살이 접히는 부위에 진물을 동반한 습진 혹은 태선화가 관찰되는 것을 말합니다.

5. 경과,예후

일반적으로 초발 연령은 3~6개월의 유아기이고 2~3세 경에 소실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은 성장하면서 대부분(90% 정도는 늦어도 사춘기까지 소실되며, 약 10%는 성인기로 넘어감) 호전됩니다.
아토피피부염의 가족력, 천식 등 소위 '호흡기 아토피'가 동반된 경우, 피부병변이 심한 경우, 피부염이 2세 이후에 시작된 경우, 여아 등이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로 보고되어 있습니다. 소아기 천식이 좀더 성장한 후에 알레르기성 비염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6. 합병증

피부 감염증이 정상인의 경우보다 흔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단순포진이 피부염이 있는 부위에 심하게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열과 함께 병변 부위에 물집을 동반하는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피부에 흔히 물사마귀가 동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부염이 특히 심한 경우에 백내장이 동반될 수 있으며, 그 외에 결막염 망막박리가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7. 치료

A. 아토피피부염의 일반치료

아토피피부염은 심하지 않은 경우 일반적으로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피하고 항히스타민제의 복용과 약한 스테로이드제의 도포로 대부분 호전됩니다.

1. 일반적인 주의사항
   
   • 외부 온도와 습도의 급격한 변화는 피부염을 악화시키거나 재발을 유발하는 요인이 됩니다.
   •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너무 자주 장시간 목욕을 하거나 비누, 세제 등의 과도한 사용은 피부를 건조하게 하며 자극을 줄 수 있습니다. 피부의 건조를 예방하기 위한 피부 연화제를 충분히 바릅니다.
   • 운동, 정신적인 스트레스, 통기가 잘 안되는 옷 등에 의하여 땀이 나면 피부에 자극을 주어 소양증을 유발합니다.
   • 피부자극이 없고 땀을 잘 흡수하는 면제품 의류를 입는 것이 좋다. 모직물 의류는 가려움증과 자극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피부염을 악화시키거나 가려움증을 유발한다고 생각되는 음식물이나 주위 환경이 있다면 피합니다. 일부 환자의 경우 집먼지 진드기가 피부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카펫, 침대 매트리스 사용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항히스타민제
   소양증의 조절을 위해 대부분의 경우 항히스타민제를 전신 투여한다. 흔히 사용되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로는 하이드록시진, 클로르페나라민, 사이프로헵타딘 등이 있으며, 이 중 하이드록시진이 가장 강력한 항소양 작용을 갖습니다. 최근에는 항히스타민제의 큰 부작용인 진정작용을 감소시킨 2세대 제제로 아스테미졸 테페나딘, 세티리진, 로라타딘, 에바스틴, 아제라스틴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3. 국소 스테로이드제
   처음 1~2주간은 강한 제제로 도포를 시작하고, 그 다음에는 처음 제제보다 다소 약한 제제로 3~4주간 사용한 다음 호전된 이후 하이드로코티손제의 약한 제제로 유지합니다. 크게 3부위로 나누어 얼굴과 성기부에는 가장 약한 제제를, 몸과 사지에는 중간정도의 제제를, 손·발바닥에는 강한 연고제를 바릅니다.

4. 항생제
   전신적으로 감염의 우려가 있거나 갑자기 피부염이 심해지는 경우 전신적으로 항생제를 투여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5. 전신 스테로이드제
   전신 스테로이드제는 특별히 심한 경우 이외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전신적으로 사용하다가 중지하였을 경우에 악화되는 현상으로 결국 치료가 더욱 어려워지고 장기화되기 때문에 가급적 처음부터 전신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기의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심한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경우에 한하여 광선치료, 사이클로스포린, 인터페론, 사이모펜틴 등의 치료들을 시도하여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8. 예방법

악화시킬 수 있는 일반적인 주의사항을 잘 지키고 피부가 건조하지 않게 잘 관리하도록 합니다. 피부검사 등에서 양성이고 실제로 임상적인 연관성이 있는 알레르겐에 대하여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경적인 조절이나 직업적으로 노출될 수 있는 자극물질에 대한 회피도 중요합니다. 생후 6개월 이내에 모유를 먹이는 것이 아토피피부염의 예방에 기여한다는 것이 보고되어 있으나 이점에 대하여도 아직 논란이 많습니다.

9. 이럴땐 의사에게

피부 감염증이 심한 경우(예를 들면 곪은 곳), 특히 고열과 함께 병변 부위에 물집을 동반하는 병변이 생긴 경우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